2015년 8월 11일 화요일

서울 대치동 <육대장>

처음 <육대장> 을 찾았을 때 느낌은 별로였다. 아내는 육개장을 나는 설렁탕을 먹었다. 그리고 산채 메밀 만두 한 접시. 맛있다고 해서 찾은 곳이었지만, 기대감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육개장 전문점에서 설렁탕을 먹은 내가 실수한 것이었을까 ?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런데, 몇 달 지나 아내가 다시 가보자고 해서 들르게 되었다. 이번에는 육개장을 먹었다. 그런데 웬걸. 국물의 깊이와, 칼칼하면서도 걸쭉한 국물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듬뿍 들어있는 파도 좋았다. 게다가 국물량이 충분해서 둘이 먹기에도 적지 않은 편이다.

참으로 마음에 드는 것은 공기밥 추가는 무료라는 것이다. 왜 이런게 자꾸 마음에 드는 건지. ^^

그 뒤로 자주 찾는 편이다. 걸쭉하고 깊은 국물이 먹고 싶을 때.

<육대장> 에 둘이 갔을 때 가성비를 최대로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이렇다.

첫째, 육개장을 하나만 시킨다.
둘째, 한방보쌈 한판을 시킨다.
셋째, 공기밥을 추가한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육개장의 내용물과 국물은 둘이 먹기에도 충분하다. 그래서 하나만 시켜 국물을 나누고, 공기밥을 추가시켜 각각 밥을 먹는다. 그리고 한방보쌈 한판으로 부족한 느낌을 채우자.

실제로 이렇게 먹으면 육개장을 각각 먹는 것과 비용은 얼마 차이나지 않는다.

조만간 또 가야겠다.


// ----- 2016/05/20

얼마전에 다시 가보았더니, 공기밥 추가하면 테이블 인원까지는 1,000 원씩 받는 것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테이블 인원을 넘어서는 공기밥에 대해서는 여전히 추가비용을 받지 않는다.

2015년 8월 4일 화요일

서울 서림동 <두인반점>

서림동을 떠나온지 꽤 지났는데, 친구들이 말하기를, 서림동에 맛있는 중국음식점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탕수육을 그렇게 잘한다고 했다.

위치도 예전에 자취하던 곳 근처였다. 그 이후로 새로 생긴 듯 하다. 들리는 얘기는로 기본 1 시간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바람이 많이 부는 겨울이었는데, 추운 날이어서 그런지 줄을 설 정도로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그래서 다행히 바로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가게 안의 자리는 몇 개 없었다. 그래서 줄을 많이 섰는지도 모르겠다.

소문의 탕수육을 주문하고 먹었는데, 바삭바삭한 것이 여느 탕수육과는 달랐다. 보통의 탕수육이라면 쫄깃함은 있어도 바삭함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두인반점> 의 탕수육은 바삭함 그 자체였다. 개인적으로, 탕수육의 맛은 후라이드 치킨의 맛이 났다. 후라이드 치킨의 비법을 탕수육에 적용한 것일까 ?

탕수육의 옷이 바삭함을 느끼게 해주었다면, 고기 자체는 다른 탕수육의 쫄깃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겉에서 느껴지는 바삭함과 속에서 느껴지는 쫄깃함이 잘 어우러진 맛이었다.

가격도 착하다보니, 다음에 근처에 갈 일이 있으면 또 가고 싶은 곳이다.


서울 대학동 <심가면옥>

대학동과 서림동에 자취를 할 때, 자주 가던 곳이었다. 면옥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듯이, 갈비탕냉면(물, 비빔, 회)은 기본이다. 간판에 함흥냉면 전문점이라고 나와 있듯이, 비빔냉면과 회냉면이 먹을만 하다.

자취할 때 냉면이 먹고 싶으면 이 곳을 자주 찾았다. 가끔은 갈비탕으로 기력을 보충하기도 하고... ^^

그리고 돈이 좀 있을 때는 버섯생불고기버섯만두전골을 먹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크게 비쌌던 것도 아닌데, 그 당시에는 쉽게 먹을 수 없었던 것 같다.


자취할 때의 추억이 남아 있는 곳이다.








2015년 8월 3일 월요일

서울 서림동 <나주곰탕>

서림동에서 자취를 할 때 근처에 있던 식당이었다. 처음에는 이 곳이 소문난 맛집인지 몰랐다. 근처에 있기에 한 번 가 보았는데, 첫인상은 정말 이상했다. 김치에서 특유의 젓갈 냄새가 진하게 풍겨왔고, 그 맛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첫인상 때문에 잠시 접어두었다가, 나중에 다시 한 번 도전해 보았다. 그런데 웬걸. 그 때 느껴졌던 젓갈 냄새는 느껴지지 않고, 무언가 절묘하게 버무려진 듯했다. 그래도 사실 배추 김치보다는 깍뚜기가 더 맛있었다. 이후에는 김치도 먹기는 했지만, 깍뚜기 위주로 먹었다.

진한 국물에 밥을 말아 먹고, 공기밥을 더 먹으면, 밥도 더 시켜먹고, 그러다 국물이 모자르면 국물도 더 시켜먹고. 곰탕 자체가 싼 음식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곳을 자주 찾았던 이유는 국물을 더 시키더라도, 공기밥을 더 시켜먹더라도 추가 비용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식당에서는 값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공기밥을 추가하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이 곳은 그렇지 않았다.

나중에는 월요일을 새로 맞이 하기 위해 체력을 보충하려고 일요일 저녁이면 거의 매번 곰탕을 먹었다.

곰탕의 고기를 소스에 찍어 먹는 맛과 국물에 걸죽하게 말려 있는 밥알과 깍두기의 맛. 지금 생각해도 입안에 군침이 된다.

곰탕 말고 수육도 있다. 수육도 함께 즐겨보기 바란다.

그런데 다른 곳에도 여러 <나주곰탕> 집들이 있는데, 이 곳과는 서로 다른 집인 듯하다.



2015년 7월 31일 금요일

서울 봉천동 <지구당>

<지구당> 은 서울 관악구청 맞은 편에 위치해 있는 일본식 덮밥집이다. 요일에 따라 오야꼬동과 규동을 팔았는데, 요즘에는 규동만 파는 듯하다.

친구의 소개로 가게 되었는데, 분위가 되게 어색했다. 다들 아무말 없이 식사를 하고 있고, 말을 하더라도 소곤소곤 말을 했다. 이 집의 예절인 듯했다.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식사를 하는 것. 그래서인지 3인 이상의 손님은 받지 않는다. 혼자 오거나 많아도 둘까지만. 그 이상이면 어쩔 수 없이 떠들게 되니까.

처음에 갔을 때에는 이 분위기가 너무 웃겼다. 특히 주방에서 요리하고 음식을 전해주는 분들의 모습이 너무 웃겼다. 왠지 조용하게 해야 한다는 강박이 만들어낸 어색이랄까 ? 그 뒤로 몇 번 가면서 이 분위기는 익숙해졌지만, 참으로 재밌는 분위기라고 생각했다.

<지구당> 에 갔을 때 그 좁은 골목에서 줄을 서지 않았던 적이 없었던 같다. 게다가 가게 내부에 자리가 몇 개 없다.

혼자 또는 둘이서 조용히 소곤소곤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꼭 가보라고 하고 싶다. 하지만 강요된 조용함이 싫다면 가면 안될 것이다.

<지구당> 의 규동. 규동 위에 반숙 달걀을 얹어 다시 한 번 먹어보고 싶다.




2015년 7월 30일 목요일

서울 행운동 < Go&Go >(옛 박포갈비)

행운동 근처, 서울대 입구역과 낙성대역 사이에 있는 삼겹살집이다. 여기저기 맛집을 찾아 헤매다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고깃집이 있어 들어가 보았다.

그 때 당시의 이름은 <박포갈비>. 갈비집인데, 삼겹살을 팔았다. 삼겹살을 갈비처럼 떠서 갈비라고 부른다고 주인장이 설명해줬다.

삼겹살 자체도 맛이 있었지만, 함께 나오는 백김치파절이도 꽤나 맛있었다.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박포갈비> 자체만의 특유한 맛이다. 여기에 김치찌개까지 곁들여 먹으면 그야말로 밥도둑이었다. 사리까지 넣어 먹고, 하다 보면 술도 사라지고, 밥도 사라지고, 배불뚝이가 된 내 모습만 남게 된다.

초창기에 먹고 싶으면 아무 때나 가서 먹을 수 있었던 곳이었는데, 역시 맛난 곳은 금방 소문이 나는 듯 하다. 언제가부터는 예약을 하고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곳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얼마 후 <Go&Go> 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는데, 그 이름 뜻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독특한 삼겹살을 먹어 보고 싶다면 꼭 한 번 가보자. 과일 소스 파절이도 듬뿍 싸서...





서울 행운동 <공간 낯선>

행운동에 있을 때 집 근처에 있던 찻집이다. 이 <공간 낯선> 이 생기기 전에는 옷가게 같은 여러 가게가 생겼다가 없어졌다. 그런데 <공간 낯선> 이 생기고 나서는 이 찻집이 계속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평소에는 잘 가지 않다가, 외부에서 손님이 오셔서 집에 모시기에는 적당치 않아 처음 가게 된 곳이 <공간 낯선> 이다. 집에서 가깝기도 했고, 나름 찻집이니까...

그런데 의외로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고, 특히 인절미 구이는 별미였다. 차 한 잔 하면서 편안하게 대화도 하고, 인절미를 먹으면서 간식도 적당히 먹을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그 뒤로도 몇 몇 손님들이 왔을 때에도 <공간 낯선> 에서 만났고, 그 때마다 만족했다. 누구에게 방해받지 않고, 조용히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들러보기 바란다. 인절미 구이도 빼놓지 않고 먹으면서...






2015년 5월 5일 화요일

서울 답십리 <공원분식>

한 친구가 석화 구이를 잘 하는 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간 곳이다. 전철역에서 나와 공원분식까지 찾아가는 길이 사뭇 다른 맛집들과는 달랐다. 겨울철 늦은밤이어서 더욱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주변이 많이 어두웠고 공사 자재 같은 것들도 어지러이 널려 있고 그랬다.

그리고 공원분식 자체도 식당들이 모여 있는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 주택가에 위치에 있어 무엇인가 어색했다. 그리고 이름 자체가 공원분식이다. 석화 구이를 먹으러 가고 있는데...

한 마디로, 공원분식으로 가는 첫 인상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맛이 아니겠는가 ?

일단 자리에 앉아 석화구이부터 시켰다. 기본적으로 어묵탕이 나오는데, 이것이 상당히 괜찮았다. 살짝 매운 맛이 감도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장갑을 끼고 호호 불어가며 먹는 석화구이는 말 그대로 별미였다. 가끔씩 곁들이는 어묵탕은 그 맛을 배가시켰다. 굴이 벌어지면 먹고 벌어지면 먹고 하니 어느 새 굴이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무엇인가 아쉬웠다. 사실 배가 채워지지 않았다. ^^ 그래서 굴전을 더 시켰다. 나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우리가 주문을 안 했었나 ? 주인이 주문을 까먹었나 ? 하는 생각이 두어번 들째쯤 굴전이 나왔다. 커다란 부침개 모양일 줄 알았는데, 한 입에 먹을 수 있을 정도의 동그랑땡 모양이었다.

굴전이 나오고 입속에 들어가자 마자 모두의 입에서 탄성이 나왔다. 정말 맛있었다. 기다린 보람이 있다고나 할까 ? 오히려 석화구이보다 굴전이 더 나았다. 그러니 당연히 한 접시 더 시켜 먹었다. 그 와중에 짜라볶이(=짜파게티+떡볶이, 공원분식은 분식집이다^^) 등을 시켜 먹었기에 배불러서 못 먹으면 어쩌나 걱정을 했으나,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배부르다고 하면서 굴전 접시를 그대로 비워냈다.

이후에도 양미리 구이도 해치워 버렸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특히 굴전! 반드시 먹어보기 바란다. 겨울척 한정 메뉴라는 것이 아쉬운 뿐이다.

그런데 전은 굴전인데, 구이는 왜 석화구이일까 ?

서울 양재동 <영동족발>

작년 말에 대학 동기와 송년회겸 만나서 가본 곳이다. 소문으로는 서울 3대 족발이라고 한다. 찾아갔을 때가 휴일이라 여러 분점 중에서 3호점만 문을 열었다.

김치국 따위의 밑반찬이 나오고, 족발이 나왔는데, 양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족발은 보통 주변에서 많이 먹는 한방 족발은 아니어서 특유의 한방 냄새가 나지 않고, 담백한 맛이었다. 어찌보면 심심해서 맛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강한 맛 때문에 금방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맛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곳이 특별히 맛있다고 생각되지 않았지만, 다른 일행들은 다들 맛있다고 또 먹고 싶다고 했다.

결국 이 집 족발이 특별히 맛이 없다는 의견은 소수 의견이고, 맛있고 다시 먹고 싶다는 의견은 다수 의견이었다.

하지만, 쟁반국수가 맛이 없다는 것은 만장일치.

2015년 3월 28일 토요일

강원 속초 <정든식당>

개인적으로 매운 음식을 참 좋아한다. 칼국수도 마찬가지다. 그냥 칼국수도 맛있기는 하지만, 매운맛이 더해진 장칼국수는 정말 더 맛있다.

예전에 아내와 데이트를 할 때 취미분식이라는 식당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장칼국수를 자주 먹었었는데, 안타깝게도 그 가게가 없어지고 말았다.

이후로 장칼국수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없을까 찾아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 비슷하게 얼큰 칼국수집들이 있었지만, 예전 취미분식에서 아내와 먹었던 그 맛이 아니었다.

그런데 아내가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정든식당이라고 장칼국수를 잘 하는 집이 있다고 했다. 몇 몇 아는 사람들만 가는 곳이라고 했다. 게다가 주인 할머니께서 본인 컨디션에 따라 문을 열기도 하고 열지 않기도 하고 한다고 했다. 따라서 운이 좋아야 먹을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굳이 비유하자면 삼시세끼-어촌편의 만재슈퍼같은 느낌 ? ^^

어쨌든 운이 좋았는지 갈 때마다 장칼국수를 먹을 수 있었다. 장칼국수에 썰은 고추들을 뿌려 매운맛을 더해주면 그 맛은 이루 형언할 수 없다. 맛있게 맵다는 표현을 써야 한다면 이럴 때 써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나중에 칼국수를 다 먹고 남은 국물에 밥까지 말아 비워내면 배가 남산만해져서 움직이기 힘들다. ^^

그랬던 곳이 요즘에는 많이 알려졌는지, 사람들도 많이 찾고 그러다보니 할머니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이 모두 나와 일손을 거드는 듯 하다. 덕분에 예전처럼 복불복으로 문을 열지는 않는 것 같은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속초에 갔다가 도착하자마자 또는 올라오기 직전에 차 시간이 여유가 있다면 한번쯤은 들러보시기릴...

강원 속초 <이조면옥>

많은 사람들이 냉면하면 서울의 유명 냉면집의 냉면, 특히 물냉면을 많이 좋아하지만, 속초에서 자란 나로서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속초에서 냉면하면 소위 비빔냉면, 그중에서도 회냉면을 뜻한다. 그래서 서울 친척집에 놀러왔을 때 엉뚱한 일이 있었다. 늘 속초에서 하던 대로 회냉면을 기대하며 냉면을 시켰더니, 엉뚱하게 물에 면만 덩그러니 담겨있는 것이 아닌가. 알고봤더니 서울에서는 물냉면을 주로 먹는터라, 냉면하면 물냉면을 뜻하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물냉면을 억지로 먹었던 기억이 있다.

속초 냉면은 함흥냉면식이다. 고들고들하게 반건조시킨 명태가 들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냉면을 시키면 냉면과 따뜻한 육수(속초에서는 장국이라고 한다)와 찬 육수가 나오는데, 물냉면처럼 물이 많은 것을 원하는 사람은 찬 육수를 충분히 넣으면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속초 냉면집들의 메뉴판에는 비빔냉면/물냉면의 구분이 없다. 하지만 어쨌든 양념없는 냉면은 없다는 것은 알아두시길...

속초에 여러 냉면집이 있지만, 내가 주로 갔던 곳은 고속터미널 근처에 있던 이조면옥이다. 속초에서 서울에 올 때 항상 들러서 냉면 한 그릇 먹고 출발하곤 했다. 요즘에는 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하다보니 어느덧 이조면옥의 냉면을 먹는 일이 오래전 일이 되어 버렸다. 지난 겨울에 오랫동안 속초에 머물게 되어 마음먹고 아내와 함께 갔다.

다른 메뉴가 몇 개 더 있었지만, 냉면 메뉴는 역시 그저 냉면 뿐이었다. 나는 냉면을 시키고, 아내는 육개장을 시켰다. 역시나 장국과 육수가 나왔다. 속초에는 다른 지역과 달리 냉면에 넣을 수 있도록 설탕이 준비되어 있다. 대학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도 설탕을 넣어 먹는다고 하면 놀라워 하는 친구들도 꽤 있었다.

예전에 먹던 대로, 냉면을 먹기 전에 먼저 나온 장국을 컵에 따라 한 모금 마셨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짜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싱겁게 먹다보니 상대적으로 그렇게 느껴졌나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 우려낸 국물 맛은 여전했다.

냉면이 나왔을 때, 설탕을 한 스푼 정도 뿌리고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 면과 양념을 잘 비빈 후 냉면을 맛나게 먹었다. 개인적으로 냉면은 가위로 잘라먹으면 맛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역시 냉면은 이로 끊어 먹어야 제 맛이 난다. ^^

끝으로 냉면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적어둔다.

장국이 나오면, 장국은 반 컵에서 한 컵 정도 마신다. 냉면이 나오면, 가위로 자르는 것이 좋다면 가위로 면을 적당히 자른다. 설탕을 취향에 맞게 뿌린 후, 면이 잘 비벼질 만큼 육수를 붓고, 냉면을 잘 비빈다. 냉면을 다 먹고나면 건더기들이 많이 남는데, 이또한 남길 수 없다. 주전자에 남아있는 장국을 건더기가 살짝 잠길 정도만 부어 건더기까지 후루룩 마신다면 냉면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속초에 간다면 꼭 들러보기를...




강원 속초 <감자바우>

고등학생 때 한창 PC 통신을 즐기고 있었다. 여러 동호회에서 활동을 했지만, 지역 동호회 모임을 곧잘 했었다. 특히 하이텔에서 지역 동호회 활동을 했었는데, 그 중에서도 속초 지역 사람들끼리 때때로 번개 모임같은 것을 하곤 했다.

고등학생 시절이다보니 모이면 대부분 어른들이었다. 고등학생이 다녀봤자, 까페나 노래방등이 전부였던 시절이라, 어른들과 함께 가보는 여러 맛집들은 나에게 새로운 세상들이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감자바우 이다. 그 이전에는 감자 옹심이라는 말도 들어보지 못했는데, 그 집은 감자 옹심이 전문점이었다. 바닷가 근처에 자리잡은 매우 허름한 건물이었다.

그곳에서 처음 맛 본 감자 옹심이는 그 동안 느껴볼 수 없었던 맛이었다. 옹심이 자체의 차진 식감과, 간장을 살짝 부렸을 때의 짭쪼름함, 그리고 걸죽한 국물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순식간에 해치웠던 듯하다.

그 뒤로도 친구들을 꼬셔서 몇 번 가보기도 했는데, 속초를 떠나 있다 보니 거의 가보지 못했다. 올해 설날에 아내와 함께 가보았다. 먼저 건물이 새롭게 지어졌다. 예전의 그 허름한 모습이 아니었다. 어찌보면 깔끔해졌다고 할 수 있고, 어찌보면 정감이 좀 없어보인다고 할 수 있고. 이런 변화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뭔가 아쉽기는 하다.

그래도 다시 먹어본 감자 옹심이의 맛은 옛전 고등학생 때 먹었던 그대로의 맛이었던 듯하다. 다만 요즘에는 음식을 싱겁게 먹으려다보니 짭조름함을 느끼기 위해 굳이 간장을 뿌리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옛맛을 느낄 수 있었다.

주인 아주머니께서 쉬고 계시길래 고등학생 시절에도 왔었다고 말씀드렸더니 놀라워하시기도 하고 반가워하시기도 했다. 그동안 겪었던 변화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말씀해 주셨다.

예전에 비해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고 말씀드렸더니, 되도록 올리지 않으시려고 한단다. 그리고 가격을 올리는 했지만, 시내보다는 1,000 원이 싸다고 말씀하셨다. 값은 싸지만, 시내보다 더 맛있다는 말씀은 빼놓지 않으셨다. ^^

덕분에 맛있는 감자 옹심이를 잘 먹고 나왔다. 다음에 또 속초에 가면 또 가고 싶은 곳이다.